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 연산호
심해의 해저기지가 배경인 현대판타지 웹소설이다.
해저기지라는 매력적인 배경에 이끌려 보게 되었는데 데못죽과 더불어 최애 소설이 되어버렸다...
트리거 요소가 많아 쉽게 추천하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배울 점도 많고 철학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치과의사 박무현은 선한 사람이다. 작품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어바등을 읽을 때마다 나는 인간의 본능을 의심하며 전개를 예측했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잘못 판단하면 목숨을 잃는 재난상황에서, 박무현이 얼마나 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본인의 신념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 남에게 퍼주면 호구라고 불리는 삭막한 세상에서, 비록 글이지만 사람이 어떻게 이토록 선할 수 있는지 존경스러워지기까지 하는 박무현을 보며 나름의 위로를 얻었다.
사람들은 보통 착하면 손해본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다르듯이, 선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다. 타인의 행복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이 행한 선함이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에게는 그것이 결코 손해가 아니다.
또한 선은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본능과 이성을 끊임없이 저울질하며 마침내 타인을 돕기로 결심한 그 내부의 싸움은 결코 단순하게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행동, 그렇지만 그들은 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선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실 굉장히 용감하고 단호한 사람인 것이다.
자기 나름대로의 선을 지키기 위해 내적갈등을 많이 해 온 사람이면, 이 작품을 읽으며 무엇이 옳은 일인지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선함은 그 자체로 매력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현실의 무현쌤들이 악한 사람들에게 휘둘리거나 상처받지 않고 강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기억하라. 그들은 당신처럼 행동할 수 없고, 당신을 이해할 수도 없다.

첫번째 플레이리스트
[연록] - 한없이 끌어당겨지는 힘없는 것들의 무게를 보라.
한없이 끌어당겨지는
힘없는 것들의 무게를 보라,
빛을 보고 바다로 달려들었던 죄는
빛 한 점 들지 않는 심해로,
끝없이 가라앉는 것으로 속죄되리라.
짊어진 길의 무게만큼
아래로 집어 삼켜지던 모든 이여,
먹먹한 통증마저 희미해지는 때
가장 아래의 땅으로 도약하라.
가라앉음과 떠오름이
동시에 허락된 곳은
그 누구보다 깊은
이곳, 심해 뿐이니.
설명문은 직접 기재하셨다고 한다. 선곡 능력뿐만 아니라 글솜씨도 탁월하신 것 같다.
노래 분위기뿐만 아니라 배경, 문장까지 박무현의 상황과 비슷한 것 같아 어바등이 바로 떠올랐다.
어바등 1화에 이런 문장이 있다.
'육지에서 사는 생물들은 언제나 바다를 그리워하지만 그 바닷물에 잠긴 순간 돌아갈 수 없다.'
심해를 택한 인간들이 어떤 대가를 받는지 지켜보시길.
두번째 플레이리스트
[연록] - 다만 빛이 반짝이기에 달려든 죄 밖에 없었을 것이다.
심해 42번지
그 중 청록의 바다엔
수천의 새가 가라앉고 있다.
물결에 왜곡된 빛
태양을 가장한 새까만 심연
다만 빛이 반짝이기에
달려든 죄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주 돌아오지 못하는 길인 줄은 모른 채로,
날개가 흠뻑 적셔질 때까지도.
지상 42번지
내 앞에 놓인 이 길은
단지 반짝이고 있을 뿐이었다.
뒤에 늘어진 그림자를 보지 못한 나는
그저 놓인 길을 걸었다.
바다에 비친 하늘에
빠져 죽고 마는
그 수천의 새처럼.
이번에도 연록님 플리인데, 이전 플리는 심해만큼 어두운 느낌이었다면, 이번 플리는 편안하고 조용한 바다같다.
지상을 향하는 해저기지 사람들이 생각나는 플리다. 어바등에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렇게까지 남을 밟고 올라갔는데도 지상에 닿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인생은 참 덧없는 것 같다.
세번째 플레이리스트
[메르헨] - 세상은 가라앉거나 헤엄치거나 둘 중 하나야.
내 작품의 압권이자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 바로 파쇄라고. 어쩌면 인생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깨짐과 부서짐이 오히려 완성도를 더하는지도 모른다.
이 문구는 '태양을 너에게 줄게' 라는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람은 깨지고 부서질수록 망가지는 걸까, 아니면 더 단단해지는 걸까. 무현쌤이 겪는 모든 고통의 끝이 결국은 행복에 도달했으면 좋겠다.
네번째 플레이리스트
[윤지지] - 깊은 바닷속,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담은 몽환적인 [PLAYLIST]
앞의 플리들과 달리 가사가 있는 노래라 소설을 읽는 데 방해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플레이리스트의 첫 곡을 듣고 반해버려서 넣을 수밖에 없었다. skott의 mermaid라는 곡인데, 듣기만 해도 물이 밀려오는 이 감정을 꼭 느껴보셨으면 한다.
다섯번째 플레이리스트
[윤지지] - 이 깊고 푸른 바다의 아래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 세이렌 [PLAYLIST Ⅲ]
마지막 추천 플리는 윤지지님의 세이렌 플리 세번째인데, 이 플리도 첫번째 곡이 정말 좋다.
MISSIO의 Bottom of the Deep Blue Sea라는 곡인데, 박무현의 치과 이름이 바로 Deep Blue라는 사실..!
섬뜩하고 매혹적인 가사와 함께 감상하면 더욱 좋다! ↓↓
The blood surrounding my body, crushing every bit of bone
내 몸을 옥죄이는 혈관 속 피가 내 뼈를 모조리 으스러트리고
The salt, it seeps in through the pores of my open skin
소금기가 내 피부 속 모공 사이사이로 깊이 스며드네
I wait on you inside the bottom of the deep blue sea
이 깊고 푸른 바다의 아래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I wait on you inside the bottom of the deep blue
이 깊고 푸른 우울 속에서 널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
Welcome to my cage, little lover
내 새장에 들어온 걸 환영해, 내 사랑
Attempt to rearrange with you, baby
너와의 모든 것을 다시 바로잡으려 해, 자기
Still don't know your name, miss honey
아직도 네 이름은 모르지만, 내 사랑
Let's go up in flames, pretty lady
포화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거야, 아름다운 아가씨
The sweet surrender of silence forces me to live alone
달콤한 침묵의 항복은 언제나 날 외롭게 만들어
Locked and loaded, where the hell is peace of mind?
굳게 닫히고 잠겨져 있는데, 마음의 안식이란 대체 어디에 있지?
I wait on you inside the bottom of the deep blue sea
이 깊고 푸른 바다의 아래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I wait on you inside the bottom of the deep blue
이 깊고 푸른 우울 속에서 널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
Welcome to my cage, little lover
내 새장에 들어온 걸 환영해, 내 사랑
Attempt to rearrange with you, baby
너와의 모든 것을 다시 바로잡으려 해, 자기
Still don't know your name, miss honey
아직도 네 이름은 모르지만, 내 사랑
Let's go up in flames, pretty lady
포화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거야, 아름다운 아가씨
Welcome to my cage, little lover
내 새장에 들어온 걸 환영해, 내 사랑
Attempt to rearrange with you, baby
너와의 모든 것을 다시 바로잡으려 해, 자기
Still don't know your name, miss honey
아직도 네 이름은 모르지만, 내 사랑
Let's go up in flames, pretty lady
포화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거야, 아름다운 아가씨
The bottom of the deep blue sea
이 깊고 푸른 바다의 아래에서
The bottom of the deep blue
이 깊고 푸른 우울 속에서
Welcome to my cage, little lover
내 새장에 들어온 걸 환영해, 내 사랑
Attempt to rearrange with you, baby
너와의 모든 것을 다시 바로잡으려 해, 자기
Still don't know your name, miss honey
아직도 네 이름은 모르지만, 내 사랑
Let's go up in flames, pretty lady
포화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거야, 아름다운 아가씨
Welcome to my cage, little lover
내 새장에 들어온 걸 환영해, 내 사랑
Attempt to rearrange with you, baby
너와의 모든 것을 다시 바로잡으려 해, 자기
Still don't know your name, miss honey
아직도 네 이름은 모르지만, 내 사랑
Let's go up in flames, pretty lady
포화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거야, 아름다운 아가씨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플리가 이 정도밖에 없어 아쉽지만... 더 좋은 플리가 생기면 추가하도록 하겠다.
플레이리스트를 찬찬히 감상하면서 해저기지를 상상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즐거운 어바등 덕질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