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독서 결산

cikat 2025. 1. 22. 01:27

중학교 이후로 책을 놓고 살다가, 작년에 도서관에서 잠깐 알바를 하며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아직 독서 습관이 잘 잡히지 않아 도서관에 갔을 때 2~3시간 읽고, 집오면 안 읽는 들쭉날쭉한 독서생활이 반복되었다. 전자책도 앱을 잘 안 키게 돼서 종이책으로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작년 여름부터 읽기 시작해서 총 16권을 완독했다. 젊은 작가의 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고전문학은 아직 잘 안 읽히기도 하고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장르별로 간단하게 책을 소개해보려한다.

 

참고로 필자는 SF, 아포칼립스 분야를 좋아한다. 특히 상황과 심리에 대한 묘사가 잘 드러난 것을 좋아한다.

 

수호신

- 뒷내용이 궁금해지고 전개가 빨라 금방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오컬트/종교에 관심 있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책이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교정에 관련된 책인데 반전 있는 스토리가 있어 마냥 지루하지만은 않다. 

2024.06.01 - [책]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김정선

 

로맨스, 철학

아가미

-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다소 어려웠다. 한 사람에 대해 느끼는 모순적인 감정을 표현하려 한 것 같은데 이해는 되지만 공감은 안 되는 부분이 좀 있었다. 그래도 물에 대한 표현이 아름답고 특유의 분위기가 신비로운 편이라 재밌었다.

 

파씨의 입문

- 디디의 우산이 수록되어 있길래 읽었는데 '디디의 우산'이라는 제목으로 된 책과 다른 내용인 것 같다. 짧은 소설이 여러 개 수록된 황정은 작가의 소설이며, 문체가 특이해서 처음엔 잘 안 읽혔는데 적응되니까 재밌었다. 교과서에 나올 법한 소설처럼 느껴졌다.

 

사랑, 이별, 죽음에 관한 짧은 소설

- 3개의 파트로 나눠진 단편 소설 모음집인데 각 소설 나름대로 해석하는 재미가 있고 마지막 정지돈 작가의 SF 소설을 정말 재밌게 읽었어서 추천한다.

2024.10.11 - [책] - 사랑, 이별, 죽음에 관한 짧은 소설 | 정이현, 임솔아, 정지돈

 

구의 증명

- 호불호가 많이 갈리던데 사랑이 좀 진득하게 드러나서 그런 것 같다. 내용이 무겁고 절절한 편이라 필자는 감동적이게 잘 읽었다. 

2024.07.23 - [책] - 구의 증명 - 최진영

 

동급생

- 읽었던 책 중엔 나름 고전 작품. 나치 시대 유대인 소년과 귀족 소년의 우정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러 번 제목을 들어봤던 책이라 호기심에 골라봤는데, 주인공의 생각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재밌었다. 결말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SF, 포스트 아포칼립스 (+로맨스)

밤이 오면 우리는

- 인간과 완전히 똑같이 행동하는 인조인간을 인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철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추천하는 SF소설이다. 기후위기, 로봇, 흡혈귀 등이 등장하고 인간과 로봇의 차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2024.10.14 - [책] - 밤이 오면 우리는 | 정보라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 당신에게 가고 있어

- 시리즈로 연결되는 책이다. 결혼을 약속한 한 연인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 한 사람이 우주 비행선을 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우주에서 비행선에 문제가 생겨 두 사람의 시간은 점점 어긋나는데, 서로를 기다리면서 보낸 편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책이 쓰여진 계기가 굉장히 로맨틱해서 한번쯤 읽어보면 좋다. 짧아서 1~2시간이면 금방 읽는다.

 

날짜 없음

- 종말이 다가오는 중에 일어나는 로맨스 소설이다. 종말 자체는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고 '종말이 다가온다는 사실'만 추상적으로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아포칼립스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연인 간의 사랑도 있지만 가족애, 반려동물과의 사랑도 있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좀비즈 어웨이

- 피구왕 재인, 좀비즈 어웨이, 참살이 3개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고, 좀비 아포칼립스 배경이다. 아포칼립스는 그냥 배경일 뿐이고, 이 사이에서 살아가는 인물의 서사가 재밌다. 주인공이 모두 여자고, 사랑과 우정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이 있다.

 

해가 지는 곳으로

- 좀비 아포칼립스 소설이다. 현재에 안주하는 것과 새로운 장소를 향해 떠나는 것에 대한 대립이 있고 시점이 나뉘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시사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 다 읽고 나면 독자 나름대로의 결말을 상상할 수 있다.

2024.08.29 - [책] - 해가 지는 곳으로 - 최진영

 

퀴어 문학

읽고 싶어서 골랐던 책중에 우연히도 퀴어 소설이 많았다. 로맨스 소설은 감정선이 잘 드러나는 걸 좋아하는데 퀴어 문학의 경우 주인공의 절절한 짝사랑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스러움이 잘 드러나서 과몰입하기 좋은 것 같다.

- 항구의 사랑, 좀비즈 어웨이, 1차원이 되고 싶어, 재와 물거품, 동급생

 

항구의 사랑

- 여고에서는 '이반'이라 불리는 동성 연애가 마치 유행하는 것처럼 속속들이 발생한다. 주인공도 학창 시절에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선배를 좋아하게 되는데, 대학에서 남자친구를 사귀고 지금은 결혼한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1차원이 되고 싶어

- 박상영 작가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심리를 묘사하는 게 굉장히 섬세하다. 이 책은 중학생인 주인공이 같은 남자인 윤도를 좋아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주인공이 안쓰럽게 느껴질만큼 짝사랑에 대한 감정이 자비 없이 묘사된다. 인물 간의 엮이고 엮인 감정과 미숙한 감정을 표현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흥미진진했다.

 

재와 물거품

- 무녀와 인어의 사랑 이야기인데 바다와 관련된 묘사가 아름다워서 좋았다. 스토리 자체는 판타지 소설의 클리셰가 생각나 새롭지는 않았다. 둘이 거의 세기의 사랑을 하는데 환상적인 러브스토리가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2024.08.07 - [책] - 재와 물거품 - 김청귤

 

독서록을 쓰는 것도 시간이 걸리다보니 블로그에 정리하지 못한 책이 많은데 계속해서 읽은 책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올해도 더 넓고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