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노래

「지금 어두운 것들은」- 강은교 | The Bottom of the Deep Blue Sea

cikat 2023. 1. 16. 20:56

지금 어두운 것들은

강은교

 

버리게 하소서

지금 높은 것들은

그 높음의 살들을

지금 어두운 것들은

그 어둠의 뼈들을

지금 울고 있는 것들은

그 울음의 피들을

 

이기(利己)의 잠들을

탐욕의 꿈들을

 

그리하여

보이게 하소서

 

지금 부는 바람은

봄으로 가는 바람이니

지금 반짝이는 별은

홀로 하늘을 끌고 가고 있으니

 

보이게 하소서

어둠 속의

속의 빛

차가운 눈이 품고 있는 저 탄생들

 

끝내는 흐르게 하소서

처음과 끝이 하나 되어

흐르게 하소서

일어서 

흐르게 하소서.

 

 


[MISSIO - Bottom of the Deep Blue Sea]

"I wait on you inside the bottom of the deep blue sea"

- 깊고 푸른 바다 밑에서 너를 기다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은 화자가 꼭 탈출할 수 없는 깊은 바닷속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시를 읽고 떠오른 노래가 두 개가 있었는데, 깊은 바닷속을 표현한 이 노래가 시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 가져와봤다. 시를 쓴 배경이 굉장히 궁금해지는데, 조만간 강은교 시인의 시집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