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노래

「오르골 여인」- 김지녀 | Deja Vu Waltz

cikat 2023. 2. 11. 15:00

오르골 여인

김지녀

태엽을 감아요 어떤 예감처럼 팽팽한 느낌이 나쁘지 않죠 누군가 벽을 타고 오르고 있어요 그리다 만 벽화 같아요 내 얼굴은 밟고 지나간 발자국 같아요

 

부풀어오르는 나무들 몸속으로 수혈되는 그늘 조금씩 깊어지는 눈 그늘 그 속에 고여있는 떨림 울림 당신과 나는 바람이 가득한 상자랍니다

 

당신의 소리는 날마다 아름답군요 스스로 돌고 있는 지구에서 나는 중심을 잃어요 한 발로 디딘 세계는 어지러워도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 가며 땅의 흔들림을 짚어보고 일년이 지나고

 

나는 가벼운 뼈를 움직여 오래 걸었어요 밤 깊은 곳으로 달아나는 달과 숲의 함성을 기억해요 나는 당신과 밤의 태엽을 감고 있어요

 

 

 

 

 


[이진욱 - Deja Vu Waltz]

이진욱 - Deja Vu Waltz

밤의 숲에서 듣는 오르골 소리

낭만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