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골 여인
김지녀
태엽을 감아요 어떤 예감처럼 팽팽한 느낌이 나쁘지 않죠 누군가 벽을 타고 오르고 있어요 그리다 만 벽화 같아요 내 얼굴은 밟고 지나간 발자국 같아요
부풀어오르는 나무들 몸속으로 수혈되는 그늘 조금씩 깊어지는 눈 그늘 그 속에 고여있는 떨림 울림 당신과 나는 바람이 가득한 상자랍니다
당신의 소리는 날마다 아름답군요 스스로 돌고 있는 지구에서 나는 중심을 잃어요 한 발로 디딘 세계는 어지러워도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 가며 땅의 흔들림을 짚어보고 일년이 지나고
나는 가벼운 뼈를 움직여 오래 걸었어요 밤 깊은 곳으로 달아나는 달과 숲의 함성을 기억해요 나는 당신과 밤의 태엽을 감고 있어요
[이진욱 - Deja Vu Waltz]
밤의 숲에서 듣는 오르골 소리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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