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이정하
길 위에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
[김윤아 - 길]
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
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만 해
▼ 가사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이 길이 옳은지 다른 길로 가야 할지
난 저길 저 끝에 다 다르면 멈추겠지
끝이라며
가로막힌 미로 앞에 서 있어
내 길을 물어도 대답 없는 메아리
어제와 똑같은 이 길에 머물지 몰라
저 거미줄 끝에 꼭 매달린 것처럼
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
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만 해
저 해를 삼킨 어둠이 오기 전에
긴 벽에 갇힌 나의 길을
찾아야만 하겠지
가르쳐줘 내 가려진 두려움
이 길이 끝나면 다른 길이 있는지
두 발에 뒤엉킨 이 매듭 끝을 풀기엔
내 무뎌진 손이 더 아프게 조여와
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
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만 해
저 해를 삼킨 어둠이 오기 전에
긴 벽에 갇힌 나의 길을
찾아야만 하겠지
우리가 가는 길이 항상 확신이 서는 길은 아니다.
이 길이 올바른 길인지 수없이 의심하고 망설이며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포기하는 것도 두려운 일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것도 두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망설이고 고민하면서도 계속 걸어나갈 뿐이다.
'시와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복재생」- 이훤 / Pink Cloud (0) | 2023.04.28 |
---|---|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 그래서 다행인 나를 (0) | 2023.04.24 |
「행성의 노래」- 허연 | COSMOS (0) | 2023.03.08 |
「목숨의 노래」-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 문정희 (0) | 2023.03.07 |
「빈집」- 기형도 | 홀로 (0) | 2023.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