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3

솔직함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내비치는 건 어려운 일이다.그냥 솔직해지는 것도 어렵고, 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미안하기도 하다.다른 사람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기쁜 일이 있으면 기뻐해주고 싶고, 슬픈 일이 있으면 위로해주고 싶다.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속 얘기를 터놓고 하는 것. 누군가에겐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난 이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겉만 빙빙 도는 것 같은 얘기를 하며 어떻게 관계가 발전되기를 바라는가?이래서는 더 이상 친구를 사귀지 못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 하고 싶은 말은 속에서 수없이 맴도는데...말을 고르고 고른 후에야 겨우 내뱉는 한 마디는 기껏해야 안부 정도. 그 정도가 ..

일상/일기 2022.06.17

과유불급

모든 것을 내보일 수 있는 관계라는 건 나한텐 아직 너무 이른 일이다.어딘가에 알리고 싶으면서 내가 그렇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나도 내가 답답하고 혼자 우울해질 때가 많지만, 솔직히 내 밑바닥을 누군가에게 보인다는 것. 객관적으로도 너무 어려운 일이다.밑바닥이 아니더라도 깊숙한 곳에 있는 감정이라든가...내가 성숙해지면 남한테 의지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을텐데.그냥 모든 일에 진심이 되는 게 힘들다.그래서 무관심이 필요한 거겠지. 내가 모든 일에 관심을 쏟을 수는 없다. 그냥 내 바운더리 안에 있는 모든 것에 헌신을 하니까 돌아오지 않는 애정에 서운한 거다.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으면 된다. 주는만큼 돌아오길 바라게 되니까 주지 않으면 된다. 날 전부 내보일 필요는 없다.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일상/일기 2022.05.23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틀이 지나서 쓰는 일기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프로 알바생인 나는 크리스마스 아침에도 언제나 그렇듯이 영혼을 빼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어떤 손님이 2+1 행사를 하는 초콜릿을 계산하시더니 갑자기 나한테 하나를 내미는 것이다!!!얼떨결에 받고 감사하다고 말하는데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해맑게 말하시더니 인사하고 도망가셨다. 정말 풋풋하고 귀여우신 손님이었다...

일상/일기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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