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노래

「노을」- 서정윤 | 붉은 밭

cikat 2023. 2. 18. 17:48

노을

서정윤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나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국카스텐 - 붉은 밭]

국카스텐 - 붉은밭 라이브 영상
기쁨을 마셔 버린 붉은 천사야
마지막 불꽃으로 떨어져 보자
니가 베어 문 농염한 비명에
우리 모두는 춤추고
벗어 버린 허물을 잡고
태양을 만지러 가네
뜨거워진 우리 몸은 조금씩 갈라지고
Come down, down, down, down
말라가는 나의 뼈는 기억을 잃어가고
Come down, down, down, down

마지막 불꽃의 corner
새가 된 천사의 chorus

마지막 불꽃에

망가진 감각에

새가 된 천사에

내 안의 저주의 땅

 

선과 악, 허용과 금기에서 모두 벗어나, 성취하고 싶은 것을 이룬 후의 상황을 그렸습니다. 천사가 금기된 행위를 저지르고 새가 되어 떨어진 곳이 붉은 밭이 되었고, 노래 '붉은 밭'은 열정과 모순된 금기에 대한 투쟁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 하현우 -

 
붉은색, 열정, 천사
비슷한 키워드로 만들어진 시와 노래이지만 내포된 의미는 전혀 다르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살다가 죽을 때 그를 데려가는 천사. 죽음을 노을에 비유한 시와
망가지더라도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천사를 표현한 노래. 
둘이 대비되는 게 재밌어서 가지고왔다.
개인적으로는 천사가 금기를 저지르고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새가 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가사만 보면 타락한 천사에 대한 내용인 것 같지만 곡 소개를 읽어 보면 오히려 긍정적인 의미로 읽힌다. 성취하고 싶은 것이 금기로 표현한 것은 그저 바꿀 수 없는 현재 상황이나 규제, 억압 등을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은 것 같은, 일종의 혁명처럼 그려지는데, 비록 원하는 것을 이뤘더라도 그런 억압이나 규제를 벗어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태양에 다가가는 것으로 비유하여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결국엔 몸과 마음이 망가져 버린 게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