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노래 35

어부의 기도 | lovely

어부의 기도 17세기, 작자 미상 주님, 저로 하여금 죽는 날까지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하시고, 마지막 날이 찾아와 당신이 던진 그물에 내가 걸렸을 때 바라옵건대 쓸모없는 물고기라 여겨 내던져짐을 당하지 않게 하소서. [Billie Eilish, Khalid - lovely] Billie Eilish, Khalid - lovely Wanna feel alive outside I can't fight my fear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은데 밖에서는 내 두려움에 맞설 수 없어

시와 노래 2021.08.12

「나무」- 천상병

나무천상병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썩은 나무라고 그랬다.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그리하여 나는 그 꿈 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나는 또 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가 아니다.      이 시는 정말 위로가 되는 시다. 꼭 자괴감에 빠져있는 나에게 썩지 않았다고 위로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확신을 담아 말하는 것까지 계속 생각나게 만든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가 아니다.모두가 썩은 나무라고 욕할 때, 한 사람이라도 그 나무가 썩지 않았다고 말해준다면 그 나무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겠는가? 세상 모두가 나를 등질 때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라도 있..

시와 노래 2021.08.11

「귀천」 - 천상병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 시는 중학교 때 처음 접한 시이다. 지각해서였나, 벌이 시쓰기였는데 선생님께서 이 시를 쓰라고 건네주셨던 기억이 난다. 첫인상이 안 좋을 뻔 했지만, 읽자마자 좋은 시라고 느꼈다. 졸업하고도 종종 생각나는 걸 보면 꽤 감명깊게 읽은 모양이다. 특히 시인이 꼭 세상을 곧 떠날 것처럼 쓴 게 인상깊었던 것 같다. 사는 것을 소풍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아름답다고하는 부분에서 긍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아한다. 상처를 많이 받은 시인이 자..

시와 노래 2021.08.11

불온한 검은 피「목요일」- 허연 | 나랑 도망가자

목요일 허연 사람들 틈에 끼인 살아 본 적 없는 생을 걷어 내고 싶었다. 모든 게 잘 보이게 다시 없이 선명하게 난 오늘 공중전화통을 붙잡고 모든 걸 다 고백한다. 죽이고 싶었고 사랑했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는 성경 구절에도 마음이 흔들린다고. 그리고 오늘은 목요일. 죽이 끓든 밥이 끓든 나는 변하지 못했고 또 목요일. 형상이 없으면 그림이 아니야. 따귀 한 대에 침 한 번씩 뱉고 밤을 새우면 신을 만날 줄 알았지. 그림 같은 건 잊은 지 오래라는 녀석들 몇 명과 그들의 자존심과 그들의 투항과 술을 마신다. 그중에 내가 있다. 오늘은 목요일. 결국 오늘도 꿈이 피를 말린다. 그 꿈이 나한테 이럴 수가. [밍기뉴 - 나랑 도망가자] 밍기뉴 - 나랑 도망가자 봄에 꾸었던 꿈을 그리워하며, 앞으로의 삶도 그..

시와 노래 2021.07.13

「낮은 곳으로」 - 이정하 | Impossible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Nothing But Thieves - Impossible] I could drown myself in someone like you 난 너에게 잠겨 죽을 수도 있고 I could dive so deep I never come out 너에게 깊게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어 Agape(아가페), 헌신적인 사랑 사랑은 얼마나 많은 자신을 버려야 ..

시와 노래 2021.06.04